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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TSMC vs 삼성전자

‘점유율 싸움’ 시작됐다

TSMC 아성 넘보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팹리스 IBMㆍ엔비디아ㆍ퀄컴과의 위탁생산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다. 수요는 넘치지만 공급은 부족하다. 일부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의 맹주 TSMC를 추격할 전기가 마련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과연 삼성전자는 TSMC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불붙기 시작한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전쟁을 취재했다. 

기획·취재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제작=영상제작소 Video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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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팹리스 IBMㆍ엔비디아ㆍ퀄컴과의 위탁생산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시장 상황도 긍정적이다. 수요는 넘치지만 공급은 부족하다. 일부에서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의 맹주 TSMC를 추격할 전기가 마련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과연 삼성전자는 TSMC의 아성을 넘볼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불붙기 시작한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전쟁을 취재했다. 

“삼성전자가 TSMC를 잡을 수 있을까.”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말이다. TSMC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ㆍFoundry) 시장을 지배하는 부동의 1위 기업이다. 2위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무려 32.7%포인트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TSMC는 51.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고, 삼성전자는 18.8%에 그쳤다. 이제 막 파운드리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로선 TSMC의 벽이 높기만 하다.

그럼에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추격설이 피어오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ㆍFabless)들로부터의 수주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어서다.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생산을 맡은 건 대표적인 예다. 이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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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절대강자 퀄컴과의 계약까지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오는 12월 공개할 예정인 5G 스마트폰용 차세대 주력 AP칩을 삼성전자가 전량 생산할 것이라는 게 알려진 소식의 골자다. 사실이라면 퀄컴의 주력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TSMC에서 삼성전자로 변경됐다는 얘기가 된다. 보급형 제품을 생산하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던 삼성전자가 차세대 주력 제품을 전량 수주했다는 건 가볍게 여길 만한 일이 아니다.

파운드리 업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도 삼성전자엔 호재다.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제품의 수요가 안정적으로 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물량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도 90% 후반대에 달하는 높은 설비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미국의 제재망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삼성전자엔 나쁘지 않은 변수다. SMIC는 세계 5위의 파운드리 업체다. 지난 2분기 4.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는데, SMIC가 미국의 제재 철퇴를 맞으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나머지 파운드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IBM, 엔비디아, 퀄컴으로부터 계약을 따내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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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TSMC 추격설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글로벌 팹리스 사이에선 7㎚(나노미터ㆍ10억분의 1m) 이하의 고성능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7㎚ 이하의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데, 이를 보유한 파운드리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주목할 점은 TSMC의 일감이 2021년 상반기까지 모두 차 있다는 점이다. 파운드리는 메모리와 달리 단기간에 대규모 증설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에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표적인 예는 인텔이다. 인텔은 신형 서버용 CPU의 생산을 파운드리 업체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인텔은 이를 자체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7㎚ 미세공정 개발에 차질을 빚으면서 출시가 지연되자, 위탁생산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에선 일단 TSMC의 수주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공정 차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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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텔은 그동안 핀펫(3차원 칩 설계 및 공정기술ㆍFinFET) 공정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해왔다”면서 “핀펫 공정기술은 TSMC가 삼성전자보다 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외신을 통해 “TSMC가 일감을 2021년 상반기 분량까지 모두 확보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삼성전자에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양팽 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인텔의 일부 물량을 가져온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말을 이었다. “파운드리 사업은 거래선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일시적인 성과에 그칠 것이냐,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팹리스는 새 제품을 개발할 때 파운드리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조립품처럼 쉽게 거래처를 옮길 수 있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그만큼 인정받았다는 걸로 봐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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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약진이 TSMC의 부진을 뜻하는 건 아니다. TSMC의 위상은 여전히 높다. 지난 8월엔 월별 기준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는데, 파운드리 사업만으로 월 41억9000만 달러(약 4조8646억원)를 벌어들였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올 3분기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53.9%, 17.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32.7%포인트)보다 되레 격차가 3.8%포인트 더 벌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 때문인지 일부에선 “삼성전자가 TSMC의 생산 여력이 부족한 덕을 보더라도 문제는 그다음”이란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TSMC가 생산능력을 확보해 공급부족 문제를 해소했을 때에도 삼성전자가 호재를 누릴 수 있느냐는 거다. 

업계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팹리스도 일감을 한군데 몰아주는 건 상당한 리스크다. 삼성전자가 수주실적과 운영 노하우를 축적한다면 분산발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건 쉽지 않지만 이번 기회를 추격의 발판으로 바꾸는 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는 TSMC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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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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